
쿠바여행에 대해 조금 검색을 해보았거나
쿠바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울티모'라는 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거다.
쿠바에서 줄을 설 때는 열맞춰 서있는게 아니라
다들 여기저기 흩어져 기다리고 있다가
누군가 와서 "울티모?"라고 물으면 맨 마지막사람이
본인이 마지막이라는걸 알려준다.
줄을 선다기보다는 마지막 사람을 찾아서 얼굴을 기억하는거다.
일종의 약속같은거?
처음 쿠바에 왔을땐 울티모라는 단어를 쓸 일이 없었는데
비아술 터미널에 버스티켓을 구입하러 갔던 날
나는 왜 쿠바에서 '울티모'가 필요한건지 단 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 2020년 2월 우리는 쿠바에 있었다.
아바나의 호객,사기꾼에 질린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도시이동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고
도착한지 이틀째 되던날 일어나자마자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버스터미널 규모는 꽤 큰편인듯 했지만
내부 상태를 보고 오래된 건물이라는게 실감이 났다.

비아술터미널은 외국인 전용 버스회사이고
시설면에서 내국인용이랑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차이가 상당하다고 했다.
아무튼 비아술터미널은 쿠바 버스터미널 왼쪽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입간판이 있으니 찾기가 어렵지는 않다 .

비아술 터미널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있고
1층은 인포센터와 버스대기실,
2층은 버스 예매처로 나누어져 있고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2층은 항상 사람으로 붐빈다.

우리는 아바나-플라야히론 왕복티켓을 구입하러 갔었는데
우리가 갔던 날 역시 사람이 엄청 붐볐다.
(여담이지만 왕복티켓보다 편도를 추천한다.
플라야히론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버스티켓 교환을 했었는데, 플라야히론 비아술 오피스가 주말엔 영업안하고
4~5시 되면 사람이 없고 그래서 바꾸기 너무 힘들었다ㅠㅠ)
지금 이사진을 보면 다들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있는 것 같지만..

짠..ㅋ
누가 마지막 사람일까?
쿠바가 전산처리도 오래걸리고
일하는 직원도 솔직히 게으름을 너무 피우다보니
뭘해도 장시간 대기는 필수다.
그렇다보니 그 오랜시간 줄서서 기다리는건 무리임..
울티모가 왜 나왔는지 100%이해가 간다.
남편과 나도 번갈아가며 앉아있기도 하고
거의 마지막엔 그냥 같이 앉아있다가
우리 앞사람 표 끊으러 가는거 보고 줄에 서고 그랬음.
사람이 별로 없어도 티켓팅하는데
최소 1시간 대기는 기본이니..
울티모라는 약속이 없다면 기다림 조차 너무 빡셀 것 같다.
(아참! 티켓 예매시 여권 필수.
꼭 지참해야 한다)

울티모의 좋은 점은 내 앞,뒤 사람 확인만하면
밥을 먹으러가든 화장실을 가든
내 순서가 올때까지는 매우 자유롭다는 점!
몰론 터미널 바깥에 그렇다할 식당이 없어서
식사를 해도 좀 허접한 식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점이나
화장실이 더러워서 쓰기가 찝찝하다는 점이
있긴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쿠바에 갈 계획이 있다면
어딜가든 기다림은 필수인데
그 기다림이 단순히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다는
쿠바노들의 게으름과 느긋함이 한 몫하기 때문에
최대한 기대를 낮추고 다녀오기를 바란다.
안그럼 나처럼 다신 가고싶지 않은 나라로
기억될 확률이 높으니 말이다.
'여행 정보 > 쿠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바 플라야히론 (Cuba) 맛집 추천! (0) | 2020.06.19 |
---|---|
ep.1 쿠바 아바나에서 올드카 타기 / 사기 당한 썰 (0) | 2020.05.18 |